“저 오빠랑 사귈거에요” 좋아하는 연예인이랑 사귈려고 오디션 본 레전드 여고생의 깜놀할 현재 모습
방송국에는 유난히 팬클럽 출신이 많습니다. 아이돌 그룹 팬클럽 출신의 방송작가가 사심 가득한 대본을 쓰기도 하고, 좋아하는 연예인을 롤 모델 삼아 본인 역시 연예계에 진출한 경우도 있지요.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기 위해 방송국을 직장으로 삼은 셈인데요. 좋아하는 가수와 직접 만나서 “팬이 아닌 여자로 다가가겠다”라며 엄청난 야망(?)을 품은 여고생은 과연 목표를 달성했을까요?
의기소침한 아이
좋아하는 가수를 만나기 위해 그가 의류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브랜드의 모델 오디션에 참가했다는 대범한 여고생은 바로 배우 김하늘입니다.
어린 시절 김하늘은 말주변이 없어 의기소침한 편이었습니다. 연예인을 꿈꾸기는커녕 일상적인 교우관계에도 어려움을 겪었지요.
실제로 김하늘은 초등학교까지 중학교 때까지 따돌림을 당했는데, 친구들과 오해가 쌓이는 일이 있어도 말로 풀어낼 용기가 없어서 혼자서 앓고 버티는 편이었습니다.
한 번은 친구와 싸웠는데 다른 친구들이 모두 그 친구 편만 드는 상황에서 이를 해명하지 못하고 홀로 속앓이를 하느라 점심시간에 혼자 밥을 먹기도 했지요.
당시에 대해 김하늘은 “정말 창피했다. 모두 즐거운 점심시간에 정말 외로웠다. 다른 친구들과 친해질 계기가 없어 그냥 버텼다”라고 털어놓았습니다.
게다가 이때 김하늘은 일 때문에 지방에 계신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야 해서 마땅히 고민을 털어놓을 곳도 없었습니다. 때문에 ‘새 학기가 되면 좋은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다’라는 믿음으로 버텼는데, 하필 다니던 학교가 이듬해 반을 옮기지 않고 그대로 학년을 올라가는 바람에 따돌림의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김하늘은 멀리 있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을 털어놓았고 속상해하는 엄마에게 “엄마가 있는 지역으로 가야 할 것 같다”라고 부탁했습니다.
다행히 전학 간 학교에서 김하늘은 좋은 친구들을 만나 학창 시절의 행복을 되찾았습니다. 연예인이 된 이후까지도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는 당시 친구들은 김하늘이 데뷔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했는데요.
꼭 만날거에요
당시 친구 중 하나가 故 김성재의 팬인 김하늘에게 “네가 좋아하는 김성재 사진이 있다”라며 한 의류 브랜드의 모델 선발 오디션 공고문을 보여주었고 이에 김하늘은 ‘팬으로서가 아니라 여자로서 성재 오빠와 만나고 싶다’라는 바람을 가지고 오디션에 도전한 것입니다.
해당 의류 브랜드는 故 김성재를 모델로 기용해서 화제가 된 ‘스톰’. 제2의 김성재를 뽑겠다는 마케팅으로 모델 선발 오디션이 흥행하면서 송승헌과 소지섭이 1기 모델로 선발되었고 김하늘은 2기 모델로 선발되었지요. 덕분에 김하늘은 김성재와 이성적 만남을 하겠다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연예계에 성공적으로 데뷔할 수 있었습니다.
1996년 스톰 모델로 데뷔한 김하늘은 1998년 영화 ‘바이준’을 통해 단번에 주연급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비록 해당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으나 김하늘은 충무로 관계자들 사이에 ‘맑으면서도 절망이 묻어나는 신비로운 매력의 소유자’로 주목받는 신인 여배우가 되었습니다.
이후 드라마 ‘해피투게더’와 ‘햇빛속으로’의 여주인공을 맡으며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김하늘은 2000년 영화 ‘동감’을 통해 ‘청순미의 대명사’ 이미지를 굳혔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피아노’와 ‘로망스’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연기력을 인정받는 동시에 스타급 배우의 반열에 올랐는데요.
끊임없는 재평가
2003년 영화 ‘동갑내기과외하기’가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김하늘은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가 되었습니다.
이후 영화 ‘그녀를 믿지마세요’, ‘6년째 연애중’ 그리고 드라마 ‘온에어’가 김하늘을 로코퀸의 자리에 올리면서 대중적인 사랑을 이어가도록 했다면, 2011년 개봉한 영화 ‘블라인드’는 김하늘을 배우로서 재평가 받도록 해준 작품입니다.
블라인드에서 김하늘은 살인 사건의 목격자가 된 시각장애인 역을 맡아 호평받았고 대종상과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2012년 ‘신사의품격’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김하늘은 2016년 3월 1살 연하의 사업가 최진혁 씨와 결혼에 골인한 이후에도 배우로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슈퍼카 마니아로 알려진 최진혁 씨는 현재 개인 사업체를 운영 중인 비즈니스맨인데요. 무엇보다 아내 김하늘의 배우 활동을 적극 배려하는 로맨틱남으로 유명합니다.
2017년 영화 ‘여교사’를 통해 처음으로 파격적인 치정멜로에 도전한 김하늘 곁에도 지금의 남편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남편 덕분에
작품 속 캐릭터가 고등학교 계약직 교사인데다 이사장 딸과의 갈등 중에 질투에 사로잡힌 욕망을 연기하느라 심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김하늘은 남편의 사랑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개봉 당시 김하늘은 “여교사를 선택할 때 너무 행복한 시기였다. 정말 사랑받는 시기였다. 그런 시기가 아니었으면 망설였을 것 같다”면서 “캐릭터의 감정 상태에 빠져 치유가 되지 않으면 다음 날 갔을 때 너무 지쳐있을 것 같았는데 다행히 행복한 시기였기 때문에 감정 밸런스가 잘 맞았다. 남편이 많이 도와줬다”라고 고백했습니다.
2018년 딸아이를 출산하고 진정한 사랑을 깨달았다고 고백하기도 한 김하늘은 본인 역시 사랑을 베푸는데 익숙해진 듯합니다.
학창 시절 왕따 경험으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인지 친구 사귀기가 어렵다던 김하늘은 2012년 한 예능 토크쇼에 출연해 “연예인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다”라는 고백을 하기도 했는데요.
최근에는 “촬영 현장의 분위기를 주도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굉장히 많이 변했다”라며 스태프나 배우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