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스틸러’, ‘연기파 배우’, ‘명품 조연’ 등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여배우가 있습니다. 늦게핀꽃이 아름답다는 말처럼
그녀는 무려 20년 넘게 무명시절을 보냈는데요. 결국 꿈을 이룬 그녀의 스토리, 지금 알아보겠습니다.
씬스틸러 여배우의 정체

씬스틸러로 활약한 여배우는 배우 이정은입니다.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출신 배우 이정은은 1991년 연극 ‘한여름 밤의 꿈’으로 데뷔했습니다.
그러나 연기에 재능이 없어 연극무대 조연출로 주로 일했으며, 가끔 단역으로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으나 간단한 대사조차 숱한 NG를 내며 카메라 공포증까지 얻고 말았습니다.
5천만원만..

연극 활동 시절, 연극을 책임지던 연출가가 도망가서 이정은이 대신 연출을 떠맡고 제작비를 급하게 구해야 하는 위기를 맞은 적이 있습니다.
이 때 그녀는 신하균, 지진희, 우현 등 여러 배우들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부탁했고 이들은 아무 망설임 없이 돈을 건네줬다고 합니다.
이렇게 빌린 5천만원으로 위기를 넘겼고, 이후 이정은은 돈을 빌려준 배우들의 이름을 적어서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합니다.
만약 자신이 사고를 당하는 등 갑자기 변이 생기면 유족과 지인들에게 ‘이들에게 신세를 졌으니 은혜를 갚아 달라’고 하기 위해서 였다고 하는데요.
해당일로 돈을 갚기 위해 마트에서 근무했었다. 근무 당시 마트에서 간장을 팔았는데 너무 잘 팔아서 판매왕에 올랐고 마트에서 계속 일해 달라고 했으나 사양했다고. 이 경험이 〈송곳〉에서의 연기에 도움이 됐을지도 모릅니다.
무려 28년..왜?


이 때문에 이정은은 더욱 연기보다 연출 쪽에서 활동하며 28년 동안 무명 시절을 보냈습니다.
이정은은 “연극을 할 때 1년에 20만 원을 벌었다”라며 “직업 배우가 되긴 했지만 수입이 일정치 않으니 40세까지 아르바이트를 했다”라고 고충을 털어놨습니다.
이정은은 생계를 위해 연기 학원 선생님, 마트 캐셔, 간장 판매원, 녹즙 판매원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러나 ‘대화의 희열’에서 이정은은 “배우들은 웃긴 게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하나도 버릴 시간이 없더라고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배역에 따라서는 노동이 필요한 역할도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아는 경우도 있고, 무엇보다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대해 알게 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 얼굴이 만들어지는 데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라고 덧붙이며 누구보다 배우같은 멘트를 날렸습니다.
마침내 나도..


다양한 삶의 경험을 통해 ‘연기파 배우’로 재탄생한 이정은은 2018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부터 날개를 달기 시작했습니다.
이정은은 극에서 애기씨를 딸같이 생각하는 유모 함안댁으로 분해 시청자에게 웃음과 눈물을 안기며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이후 제40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을 안겨준 영화 ‘기생충’의 국문광,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의 엄복순, ‘동백꽃 필 무렵’의 정숙, ‘우리들의 블루스’의 정은희 등을 연기했습니다.
엄청난 연기력으로 관계자와 대중을 놀라게 한 이정은은 더 이상 극에 없어서는 안 될 주연급 조연이라는 평가와 함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드라마 ‘운수 오진 날’,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 출연을 앞두고 있어 시청자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