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한채 값에 건물주 가능하네” 현금부자들 떼로 몰리는 곳

오피스텔, 꼬마빌딩 등 임대수익을 염두에 둔 상업용 부동산이 경매 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각종 규제로 꽁꽁 얼어붙고 있는 주택 대신 상업용 부동산을 통해 꾸준한 수익을 내겠다는 투자자가 늘고 있어서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임대 수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상업용 부동산 경매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다만 금리 인상 등으로 투자 환경이 위축된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23일 법원경매 전문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오피스텔의 평균 낙찰가율은 103.5%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월별 낙찰가율 중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인데요.

100%보다 높다는 것은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낙찰됐다는 의미입니다. 서울 오피스텔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 98.5%에 이어 11월 101.2%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기 오피스텔 경매 시장에도 투자자가 몰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경기 오피스텔 평균 낙찰가율은 99.9%로 한 달 전(83.7%)보다 16.2%포인트 올랐습니다.

꼬마빌딩 매수를 위해 경매 시장을 찾는 발길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가 아파트 한두 채 가격이면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현금 부자의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어서입니다.

꼬마빌딩은 시세 50억~60억원대의 소형 근린생활시설이나 업무용 빌딩을 뜻합니다. 지난해 1~12월 서울에서 경매를 통해 낙찰된 꼬마빌딩(60억원 미만)의 평균 낙찰가율은 119.9%로 집계됐습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5년 후 가장 높은 수치인데요. 응찰자 수도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꼬마빌딩 경매 물건의 평균 응찰자 수는 13.2명입니다. 2020년 평균 응찰자 수(4.5명)에 세 배에 달합니다.

꼬마빌딩 매물이 부족한 강남과 용산, 성수, 마포 등 서울 주요 상권에서는 응찰자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강남구 청담동의 한 꼬마빌딩 경매에는 무려 120명의 응찰자가 몰렸습니다.

2017년 준공된 지하 2층~지상 4층짜리 꼬마빌딩은 감정가 52억1900만원에 입찰이 시작됐습니다. 치열한 경쟁 끝에 감정가의 두 배에 육박하는 102억51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감정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은 데다 강남권 꼬마빌딩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투자 수요가 대거 쏠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상가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낙찰가율이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12월 서울 상가 평균 낙찰가율은 70.7%에 그쳤습니다. 대신 주요 상권에 자리 잡은 ‘알짜’ 매물 위주로 입찰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주택 시장에 대한 규제가 이어지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경매 시장에 나온 상업형 부동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상업용 부동산의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인 알스퀘어가 전문가 110명을 대상으로 ‘2022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이 올해 상업용 부동산 매매 시장이 작년보다 ‘개선된다’(41.8%)고 답했습니다.

다만 상업용 부동산은 주택보다 환금성이 떨어지고 경기 상황에 따라 수익률 부침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금리 인상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연 1%인 기준금리를 연 1.25%로 인상했습니다. 금리 추가 인상도 시사했습니다.

한 경매 관계자는 “상업용 부동산은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금리 리스크가 큰 편”이라며 “실물 경기 위축으로 임대료를 올리기 어려운 데다 금리까지 오르면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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