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번호로 두장사서 40억 됐습니다” 로또 1등의 기막힌 사연
로또 1등 당첨자들이 후기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익명성을 전제로 하지만 1등에 당첨된 로또 용지 등을 공증 받아야지만 글을 쓸 수 있는 곳입니다.
그는 당시 1등 당첨금(20억2106억원) 중 세금 33% 가량을 뗀 13억8000만원을 실수령했습니다. 특이하게도 A씨는 친구와 함께 1등에 뽑힌 ‘더블당첨’ 사례자입니다.
본래는 주방기물 등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했다고 합니다. 10년 넘게 일한 공장이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하루 아침에 문을 닫고 말았다. 결국 일거리를 찾아 일용직에 나섰고, 현재도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1등에 당첨된 후에도 일용직 자리를 계속 찾아 나서고 있다고 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졌고, 당장 당첨금으로 사업을 하려 해도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당첨자는 돈을 사용한 것을 이렇게 밝혔는데요. “일부는 빚을 갚는데 쓰고, 부모님께 용돈으로 좀 드리고 나머지 금액은 그대로 은행에 넣어뒀다”며 “일용직 일이 몸은 힘들지만 이젠 목돈이 생겨 마음 만은 편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꽤 오랜 시간 빚 독촉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통장압류를 당한 후 오전까지 썼던 카드가 오후에 갑자기 정지됐단 얘기를 들으면 정말로 피가 마른다. 하루 아침에 돈 한푼 없는 신세가 되지만, 계속되는 빚독촉에 일상이 파괴되고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까지 들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진 그를 붙잡아 준 것은 다름아닌 10년지기 친구였다. 편의점에서 산 로또용지에 같은 번호를 적어 나눠 가졌습니다. “왜 나눠주셨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은 “너무나 고마운 친구라서요”였습니다.
1등에 당첨되기 며칠 전,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나와, 내가 밥 살게” 친구는 그렇게 그에게 밥을 샀고, “이걸로 힘들지만, 한번 살아보자”라며 그의 바지 주머니에 수십만원을 넣어줬습니다. 같은 공장에 다니다 실직자가 된 친구 역시 형편이 좋을 리 없었는데요. 게다가 친구는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눈물을 남몰래 훔쳤습니다.
그가 나눠줄 수 있는 건 ‘혹시나’ 하는 마음을 담은 로또 용지 뿐, 기꺼이 건넸습니다. 그리고 둘 다 1등에 당첨이 되는 행운을 받았습니다.
둘의 당첨금을 합치면 무려 40억이 넘는 금액. 최근 로또 1등 당첨금이 10억대에 대부분 머무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4배가까이 큰 금액입니다.
어쩌면 혼자 다 차지할 수 있었던 돈이기도 합니다. 용지 나눠준 것을 후회하냐는 말에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 동안 서로가 힘든 시간을 보내왔던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힘들 때마다 의지하며 지내왔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로또 1등 당첨자란 은밀한 비밀까지 공유하며 더욱 돈독해졌습니다.
두 친구는 농협에서 1등 당첨금도 함께 수령했습니다. 인근 식당에서 두 친구는 소고기에 소줏잔을 실컷 기울였습니다. 밥값은 이번에도 친구가 냈습니다. 이런 행운을 거머쥘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둘다 ‘천운’이라고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