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59㎡ 전세 호가가 7억원까지 뛰었는데 지금은 5억원 초반대까지 내려온 상황이에요. ‘공급 폭탄’으로 가격도 많이 내렸는데 생각보다 거래는 많지 않습니다.
급전세 매물을 중심으로 소화되고 있어요.”(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A 부동산 공인중개대표)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경기 광명시 철산동 ‘철산역롯데캐슬&SK뷰클래스티지'(1313가구) 현장은 한산했습니다. 입주 초기 전세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일반적인 ‘입주장’과 사뭇 달랐습니다.
전셋값이 입주 초기보다 2억원 가까이 떨어지면서 인근 단지도 덩달아 가격이 내렸기 때문이습니다.
예전만 하더라도 저금리에 전세대출이 나오다보니 새 집으로 들어가고 싶은 세입자들이 몰렸다. 최근에는 금리인상기다보니 수요가 줄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얘기입니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철산역롯데캐슬&SK뷰클래스티지’는 지하 3층~지상 36층, 13개동, 1313가구 대단지입니다.
도보로 서울 지하철 7호선 철산역이 있고, 서부간선도로, 제2경인고속도로, 수원~광명 고속도로 등이 가까워 서울 접근성이 좋습니다. 인근에 △철산주공8·9단지 재건축사업(3801가구) △철산주공10·11단지재건축사업(1080가구)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 단지는 막상 입주가 시작됐지만 매물만 넘칠 뿐입니다. 네이버 부동산 등에 따르면 전세와 월세 물건은 각각 173개, 73개로 250개에 달합니다.
이 단지 전용 84㎡ 전세 호가는 입주 초에 비해 1억원 넘게, 전용 59㎡ 전세 호가 역시 2억원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철산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전용 84㎡는 호가가 9억원까지 뛰기도 했지만, 최근엔 7억8000만원 수준에,
전용 59㎡는 7억원대에서 5억3000만원까지 내려왔다”며 “그나마 물량이 있는 전용 59㎡ 급전세 매물만 최근 들어 거래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전세 대출 금리가 오른 탓에 실수요자들 부담이 커졌단 설명입니다. 전세 대신 월세를 찾는 수요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달 이 단지 전용 84㎡는 보증금 3억원, 월세 12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습니다.
철산동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전세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매물이 소화되는 속도도 느리다”며 “금리 부담에 최근엔 모자란 보증금을 월세로 내겠다는 실수요자들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입주 아파트의 여파로 철산동 일대 아파트 단지들도 덩달아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철산주공13단지’ 전용 83㎡는 지난달 4억원에 세입자를 들였습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4억6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는데 불과 두 달 만에 6000만원이 하락했습니다.
이 면적대는 전세는 최저 3억7000만원에 나와 있습니다. 철산동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대단지가 입주하면서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낮춰서 내놓는 상황”이라며 “거래 자체는 잘 안되는 편”이라고 했습니다.
당분간 일대 전셋값이 부진할 수 있단 전망입니다. 인근 공인중개 관계자는 “내달 말 입주가 끝나기 때문에 올 상반기까지는 전셋값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광명시 전세 시장 하락세는 통계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18일) 기준 0.28% 하락했습니다.
경기도 내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지난 1월 셋째 주(17일) 하락 전환한 전셋값은 14주 연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셋째 주(21일)부터는 0.10%대 낙폭을 기록하다 이달 셋째 주 낙폭을 더 키웠습니다.
전세 매물도 쌓이고 있습니다. 부동산 정보제공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전세 매물은 1054건입니다.
연초 560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월세 물건도 240건에서 409건으로 증가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