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떡볶이, 핫도그 등 가격대가 낮은 먹거리를 판매하는 식당일수록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음식 가격과 상관없이 주문 건당 배달비가 부과되는 구조 탓입니다.

28일 서울 면목동에서 핫도그 프랜차이즈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1만원어치 팔아서 지금처럼 배달비 떼어주면 뭐가 남겠느냐”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습니다.
A씨가 이용하는 배달서비스의 건당 기본 요금은 올해 초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랐습니다. 이 가운데 3000원을 A씨가 부담합니다.

공휴일이나 눈·비가 오는 날은 500원씩 할증이 붙고, 거리에 따른 추가요금도 있습니다.
그는 “1만원짜리 세트메뉴를 팔면 재료비가 절반이고 나머지의 대부분은 임차료와 프랜차이즈 가맹점비, 배달 플랫폼 이용료로 쓴다”며

“남는 수익은 고작 최저임금 이하 수준이어서 장사를 계속 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습니다.
“핫도그 1만원 팔아 배달비 3000원 떼주면 뭐가 남나” 업계에선 최근 배달비 인상에 따라 특히 타격을 많이 받은 업종으로 분식·반찬 가게 등 ‘서민 음식점’을 꼽고 있습니다.

건당 주문 단가가 1만~2만원 수준인데 족발·보쌈 등 3만~4만원에 이르는 음식과 배달비는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배달 요금이 부담스럽지만 무작정 포기할 수도 없습니다. 배달을 하지 않으면 영업 자체가 불가능한 시장이 형성되고 있어서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 내 창업한 업체들은 평균 0.2년 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리를 잡자마자 배달주문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응답자 60%가량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으면 영업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배달 앱 이용 시 배달비는 주문 건당 평균 3394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배달비 기본료가 500~1000원 오른 것을 감안하면 현재 건당 배달비는 4000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 관악구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임차료가 싼 곳으로 가게를 옮겨 배달 전문으로 바꿨다”며 “가격을 올리거나 최소 주문 금액을 높여야 하지만 손님이 줄어들 것 같아 고민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배달수수료 인상으로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지자 정부는 ‘배달비 공시제’를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배달 플랫폼별 배달비를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도록 공개함으로써 배달업체 간 경쟁을 유도해 요금을 떨어뜨리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업계 반응은 회의적입니다. 이미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할 때 배달수수료가 얼마인지 공개하고 있는 데다 거리, 시간대, 날씨 등에 따라 편차가 생길 수 있어 일괄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1월 배달음식 주문 거래액은 20조7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