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노출신 찍을까?” 재벌집 딸로 소문난 여배우가 노출신 고민하자 어머니가 똑부러지게 한 말

어린 시절 장래희망은 하루에도 수십씩 바뀌곤 합니다.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이기도 하고 반대로 하고 싶은 일을 구체적으로 찾지 못해서이기도 한데요.

오늘의 주인공 역시 스스로 원하는 꿈을 정하지 못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어떤 꿈을 갖기도 전에 우연히 들어선 길이 평생 직업이 되었습니다.

스무 살이 되자마자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예계에 데뷔해 20년 넘게 열일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주인공은 배우 배두나입니다.

데뷔 당시에 대해 스스로 꿈이 없던 시기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배두나는 ‘배우가 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연극배우 출신의 어머니 김화영이 재능과 열정을 고스란히 물려주었기 때문.

이화여대 국문과 출신인 김화영은 대학시절 연극 무대를 통해 연기를 시작했지만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 때문에 꿈을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뜻에 따라 신부수업을 받고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결혼했지요. 이후 2살 터울로 세 자녀를 낳았고 그중 둘째가 배우로 성장한 배두나입니다.

보수적인 아버지 밑에 자라면서 치열한 학창 시절을 보낸 탓인지 김화영은 자녀들에게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공연이나 여행, 문화체험 등에 욕심을 내서 졸더라도 공연장 객석에 앉혀놓았지요. 특히 하나뿐인 딸 배두나에게는 ‘극성이다’ 싶을 정도로 세심한 부분까지 챙겼는데, ‘팔다리가 길어야 예쁘다고 생각해 돌이 넘도록 하루도 쉬지 않고 온몸 마사지를 했고 중학생 시절까지 밥공기의 4분의 1 정도만 주면서 식단 관리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 배두나는 “어머니는 내가 어린 시절부터 가죽바지, 미니스커트, 빨간 스타킹 등 튀고 화려한 옷을 입혀서 학교에 보내시곤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짧은 스커트를 입고 화려하게 치장하고 다니는 여자가 머리에 든 것이 없으면 천박해 보이는 것이다’라고 강조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어머니의 가르침으로 인해 천박해지지 않으려고 어린 시절부터 공부를 했었다”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어머니와 달리 주목받고 튀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향인 배두나는 어머니의 남다른 교육법 때문에 교우관계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즈음 청주에서 서울로 이사 가면서 새로운 학교에서 1년 동안 왕따를 당한 것인데, 그 이유는 배두나가 미니스커트만 입고 다녀서였지요.

당시에 대해 배두나는 “엄마한테 바지를 사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난다”면서 “(왕따 경험때문에)소외당하고 있는 사람을 잘 못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웅변대회에 나가서 5분 동안 단상에서 울다 내려올 정도로 소심한 성격이었지만 어머니의 연기 활동에 가장 관심이 많았던 것도 딸 배두나였습니다.

어머니 김화영은 막내아들이 세 살이던 때에 마흔 나이를 앞두고 연극 무대로 돌아갔는데요. 덕분에 배두나는 초등학생 무렵부터 엄마의 공연이나 연습무대를 따라다니며 무대를 놀이터 삼아 지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그리고 수줍음 많던 소녀는 스무 살이 되던 1998년 압구정 거리에서 잡지 모델로 길거리 캐스팅되었습니다.

‘쿨독’의 지면 광고 모델이 된 배두나는 등장하자마자 패션계를 넘어 방송계까지 섭렵했는데요. 90년대 후반 세기말의 분위기와 맞물려 배두나의 신비로우면서도 반항적인 이미지는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불러왔습니다.

모델로서 인기를 바탕으로 1999년 드라마 ‘학교’를 통해 연기 활동을 시작한 배두나는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후 일본 원작 공포영화 ‘링’의 한국판 리메이크작에서 ‘귀신’ 역을 맡아 영화계까지 진출했지요.

하지만 그때까지도 여전히 배두나는 배우로서 꿈이 없었습니다. 때문에 오디션장에 가서도 ‘내가 오디션장에 앉아있어야 하다니’하며 심드렁한 얼굴로 앉아있었지요.

‘될놈될’이라고 했던가요? 오디션장에서 졸다시피 따분하게 있는 배두나를 보고 봉준호 감독은 “예쁘게 보여야 된다. 연기를 잘해야 된다”라는 욕심이 없어 보이는 그 모습에 반해서 배두나를 영화 ‘플란다스의개’의 주인공으로 캐스팅했습니다.

다만 봉준호 감독에게도 데뷔작인 해당 영화에 신인배우를 주연으로 캐스팅하는 것에 제작사 측에서 반대했는데요.

이에 배두나의 어머니인 김화영이 직접 제작사를 찾아가 “배두나는 내 20년 기획상품이니까 믿고 한 번 써보라”라고 설득해 최종 캐스팅에 성공했습니다.

이후에도 배두나의 어머니는 딸의 연기 활동에 적극적인 응원군이 되었습니다. 노출이 많은 작품을 두고 참여를 고민할 때는 “여배우가 벗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라고 힘을 실어주었고 실제로 영화 ‘공기인형’의 시사회에서 김화영은 딸의 누드 장면에 대해 “저 몸 내가 만든 거잖아”라며 유쾌하게 말했습니다.

어머니의 응원에 힘입어 배두나는 다작 배우의 행보를 이어왔습니다. 데뷔 직후 TV와 영화 모두에서 신인상을 받았고 2001년에는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로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최우수상까지 수상했습니다.

2002년 영화 ‘복수는나의것’의 주연으로 열연하고 연이어 3편의 영화에 출연한 배두나는 2005년 ‘린다린다린다’를 시작으로 일본 진출에도 성공했습니다.

2006년 영화 ‘괴물’을 통해 천만 배우에 등극한 후에도 배두나는 흥행과 대중성보다는 작품성에 치중해서 작품 선정을 했는데요. 흥행력은 조금 떨어질지 모르나 영화계 거장들 사이에는 “배두나 같은 멋진 배우가 있는 한국이 부럽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력적인 연기를 해내고 있습니다.

한편 데뷔 초 배두나는 재벌가 딸이라는 소문에 휘말리면서 ‘연기는 취미로 한다더라’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실은 배두나의 아버지가 배종덕 씨가 풀무원 남승우 전 사장의 친구이면서 풀무원의 부사장으로 재직한 적이 있어서 생긴 오해였는데요.

연기는 취미라는 루머와 달리 배두나는 최근 출연한 한 예능 프로에서 배우가 아니라면 어떤 직업을 갖고 싶으냐는 질문에 “생각만 해도 암담하다. 할 줄 아는 게 연기밖에 없다”면서 “다시 태어나도 배우를 하고 싶다”라고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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