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침내 2심선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수억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는 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명 씨에게도 무죄를 선고하면서 두 사람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던 1심 판단을 뒤집었다.

항소심 “여론조사는 정치적 조언의 수단”
항소심 재판부는 명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제공한 여론조사 결과 자체를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 씨에게서 제공받은 것은 여론 동향을 비롯한 정치적 조언과 대선 준비 과정에서의 전반적인 조력에 가까웠다고 봤다.
명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개인적 동기도 여론조사 제공 과정에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또 여론조사 결과는 다른 정치적 조언과 함께 제시된 자료의 하나였을 뿐, 이를 별도의 금전적·재산상 이익으로 환산해 정치자금법상 ‘기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무상 제공 사전 합의 입증할 증거 없어”
1심과 항소심의 판단이 갈린 핵심 중 하나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 씨 사이에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한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다.
항소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받기로 사전에 협의했다는 점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명 씨 측의 판단으로 여론조사가 실시됐고 이 가운데 일부만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된 점, 명 씨가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조사 결과를 제공한 점 등도 판단 근거가 됐다.
이에 재판부는 정치자금 기부에 대한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1심 판결을 파기했다.

윤석열 부부, 여론조사 58회 무상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
윤 전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 씨로부터 총 58차례에 걸쳐 약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58차례 가운데 공표 여론조사가 36회, 비공표 여론조사가 22회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전체 58차례 가운데 실제 윤 전 대통령 측에 전달된 것으로 본 14차례의 여론조사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당시 1심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 씨 사이에 맞춤형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데 대한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396만3600원을 선고했고, 명 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이 같은 의사 합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여론조사를 정치자금법상 재산적 이익으로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보면서 두 사람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특검 “상고 예정”…대법원 판단 남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항소심 판결에 대해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은 증거를 통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돼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한 판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김건희 특검팀은 항소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상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사건은 대법원에서 최종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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